나쁜넘, 순수해서 처연한 넘.


별 생각없이 정우성이나 볼까~ 하고 친구랑 한 번 보러갔다가 특대로 낚여서 동생 꼬드겨서 또 한번 보러가고, 다시 혼자 한번 더 보러가더니 이제 친구들 이끌고 칸 버전 보러갈끄다. 와. 내가 생각해도 좀 많이 낚인 듯. 퍼덕.
두번째 볼때까진 그저 창이만 눈에 들어오더니 세번째 보러가니까 도원이도 눈에 들어오더란. ㅎㅎ

삼차원 인물에 빠진 것도 참 뭐랄까 신기한 기분이고, 그렇다고 이병헌에게 빠졌냐면 그건 또 다른 문제인 것 같으니 결국 이차원? 이란 느낌.
원래 멜로나 연애물은 안보고 드라마도 안 즐기는지라 이병헌 씨 연기를 제대로 본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 전에도 유명한 영화가 많았지만 볼까-하다가 다 지나가 버려서 결국 못봤고. 그래서 내게 있어 놈쓰리는 이병헌의 재발견-이랄까 그냥 발견. ㅎ
덕분에 달콤한 인생도 보게 되었는데 와- 그건 진짜 오랫만에 보는 내 근본적인 취향의 처절하고 처연한 영화. 감독판 디비디 찾아도찾아도 없더라ㅜ 앗쉬.

창이 얘기로 넘어가자면, 뭐. 세간에서 말하듯이 초딩두목이네. 지가 제일 잘나야 되고 하고싶은 것만 하려고 하고 그거에 목숨거는. 근데 생각해보면 도원이도 태구도 다 초딩스럽다. 자기 보고싶은 것만 눈에 들어오고 아집에 목숨거는게 초딩이지 달리 뭐 있나. 영화 속 모든 등장 인물이 다 초딩이다. 뭐 캐릭터 색을 살리다보니 특징이 부각되어져서 그럴 수 밖에 없겠지만서도.

여튼 이 창이파를 뻑가게한 창이 두목은 멋지다. 나쁜 남자의 위험한 향취가 마구 뿜어져나온다. 단신이 눈에 들어오지도 않을 만큼 매력적이다. 그리고 사납다. 근데 문제는 이게 원래 내 캐릭터적 취향이 아니란 거다. 취향으로 말하자면 단연, 박도원이다. 늘씬하고 샤프한 몸매, 동작. 큰 키에 히어로스러움까지. 대체 왜 도원이가 아니라 창이일까?

건들거리며 걷는 모습, 혼자 재밌어하는 모습, 덤비는 자에게 용서 없는 모습, 그냥 다 죽어-하는 모습. 이게 다 멋지게 보이는 건 그만큼 창이라는 캐릭터가 이상하리만치 '순수'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아니 세상 물정 모른다고 할까.

귀시장이 뭐하는데냐고 묻는 장면을 보면, 박창이라는 마적의 이름이 꽤나 알려져있고 현상금도 그만큼 높건만, 그리고 만길이 얘기로는 청나라 보물지도 사건 때 만주 마적들이 다 귀시장으로 모였다고 했는데 이 순진한 두목은 귀시장이 뭔지도 모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김판주에게 찾아갔을 때도, 무슨 생각으로 그걸 내밀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보통은 당연히 그렇게 사기를 치면 최소한 욕들어먹을 거란 것쯤은 예상하지 않나? 그런데도 씩- 웃으며 내밀어놓고 욕좀 들어먹었다고 그 벙쪄하는 모습이라니. 게다가 무기까지 멀리 던져두고 제 집 마냥 편히 쉬고 있는건 대체............[] 또 비단 주머니 속 다이아몬드를 딱 보고 약간 황홀해하는 듯한 그 눈빛은 탐욕의 눈빛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그냥 와- 이거 이쁜데? 이런 느낌? 또 우아한 클래식 음악에 맞춰 빙글 빙글 도는 것도 그저 듣기 좋아서 인 것 처럼 보인다.
게다가 만길이 괴롭히면서 칼갈아와-하던 장면에서 아주 잠깐, 아씨, 비- 이러면서 머리카락 만지던 그 모습. 어느 마적단 두목이 나쁜짓[]하다가 도중에 그런 모습을 보이냐규!!!!!!! 게다가 난 창이가 칼 갈아와- 했기 때문에 쌍칼이 당연히 칼 가져다 줄지 알았다. 그런데 뭐 준비한 건 붉은 우산. 저 작은 소리도 들린거야, 그런거야? ㅋㅋㅋ 우산 씌워주는거 보고싶었는데 도원이 측에서 총 쏴버려서 너무 아쉬웠음. ㅋㅋ

그 외에도 이런저런 것들이 많지만 보다보면 이건 반쯤 정줄놓은 천연[]이다. 삼자대면에서는 천연[]같지 않은 치밀한 준비성을 보이지만 그래도 그 밑바탕엔 당연히 자기가 이긴다는 생각이 있었을 터. 태구에 대한 태도도 아마 저걸 넘어서면 내가 최고야-라는 생각. 도원이는? 글쎄 총 잘 쏘는 귀챃은 놈 정도. [하지만 커플링이라면 도원이랑 창이랑~이 조흠 ㅋ] 

감독님이 준비한 바로는 창이가 나쁜놈이지만 내가 보이겐 이상한 놈이다. 오히려 자기 살길 다 찾아놓고 이득 다 챙기는 태구가 나쁜놈 아닐까. 태구야, 만길이는 결국 어떻게 했니.
순진한 아이같다가 잔학한 살인귀였다가 폼재는 두목이었다가 가진 거 다 버리고서라도 이상을 위해 내달린다. 거기엔 기만이 없다. 그래서 창이파는 전혀 친절하지도 전망이 있지도 자기들을 챙겨주지도 않을 두목의 뒤를 쫄래쫄래 따른다.[아 불쌍 ㅜㅜ] 그는 끝까지 자신의 이상만을 위하므로 지쳐 그만두려는 부하들을 자기손으로 제거해버린다. 시작을 했으면 끝을 봐야지.  아무렴, 시작을 했으면 끝을 봐야지. 그게 영광의 길이든 그렇지 않든. 그리고 그 이상이 이루어졌든 그렇지 않든, 그는 끝을 봤기에 마지막에 푸른 하늘을 올려다볼 수 있다.

 

 

 

흐힛, 휴가 떠나기 전에 이다지도 길게 횡설수설. 놀다와서 보면 맘 바뀔지도 몰라.ㅎㅎㅎㅎ
수욜까지 휴가다~! 휴가 마지막 날은 칸 버전 놈놈놈으로 대미를 장식할 계획임.
영화에 대한 감상은 칸 버전 후로.

그림은 창이에 대한 나의 마음.


 





뽀샵질을 좀 했더니 위와 같이 되어따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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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케로빙 2008/08/06 05:29 # 답글

    야 둥이 언제 다시 일본가는지 내 블록에 덧글점; 편지를 어케부혀야 느그가 한방에 몽땅 받을수있을지 통밥굴리는 중이야
  • casket 2008/08/08 19:53 #

    욘석! 뭐 한방에 보내는게 받는 사람도 편하긴 하다만 ㅋㅎㅎㅎ
  • 카쿠몬 2008/08/08 23:16 # 답글

    오오~ 이걸 왜 아까는 못 봤지비?! 창이 진짜 개초딩 ㅋㅋㅋ 도원창이도 좋지만 나는 태구총수, 쌍칼창이도 초콤 둑은 ㅎ
    랄까, 한번만 더 보면 소설 쓸지도 몰라연<- 지금은 아직 2차 창작물을 뱉어내기에는 기억이 너무 부정확해서..
    뽀샵질 한 버젼이 모니터로 보기에는 더 좋다 >ㅅ<
  • casket 2008/08/09 00:59 #

    ㅋㅋㅋㅋㅋ 창인 개초딩이어도 돼. 창이파가 있으니까<-
    ㅋㅎㅎ태구총수?? 오얼~ 너의 2차 창작을 위해 일반판 보러가까?ㅋㅋ
    그치 역시 뽀샵은 모니터를 위한거햐 ㅋ
  • 카쿠몬 2008/08/08 23:31 # 답글

    야 근데 도원이도 촘 그려 달라규~ 내가 태구 그려 달라고는 안한다 ㅋ
  • casket 2008/08/09 01:00 #

    나도 그리고 싶다고...근데 도원이가 촘 많이 이미지가 안잡힌다 ㅋ 태구는 무리 =ㅜ=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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