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든, 나쁘든, 이상하든


다섯 번 찍었다.
이 영화의 장점과 단점은, 이미 수많은 분들이 이야기했던 것과 마찬가지므로 생략.
즐길 수 있는 꺼리가 생겼을 땐 그저 즐기면 된다.
소설이든 만화든 애니메이션이든 영화든 내러티브, 즉 그것이 담고 있는 이야기를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왔던 나인데,
이 영화, 그저 즐거웠다.
구멍뚫린 시나리오? 내가 상상할 수 있는 여지가 수없이 주어진 거다. 약간 주어진 떡밥이 내 머릴 회전하게 만든다. 오히려 신난다.
길고 지루해? 근데 난 다섯 번을 봐도 두 시간 반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다. 진행을 다 알면서도 다음 장면을 향해 두근두근 가슴 뛴다.
화면은 박력있고 생기발랄한 색채가 흘러넘친다. 만주의 하늘이 그렇게 아름다운 줄 누가 알았으랴!
맑은 하늘 아래 하얀 땅 위로 시커먼 만주행 열차가 질주한다. 음악? 신의 한수다!!!!
박살나고 부숴지고 피튀기는 것조차 암울하거나 음습하거나 비루하지 않다.
그리고 이 영화의 진미인 세 사람.
좋고, 나쁘고, 이상한 놈들.
하지만 아무래도 좋다., 좋든 나쁘든 이상하든 그들은 한 마디로 약동하는 生이다.
서부 영화를 보면서 느끼던 음울함. 박진감넘치는 액션 신에도 어찌못할 그 무력함과 나태함이 이 영화에는 없다.
그저 오늘을 살아가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게 이 영화의 가장 신나는 점이다.
나쁜놈을 못참기에 끝까지 쫓는 도원이든 최고가 되기 위해 발악하는 창이든 행운의 여신의 가호를 받는 태구든,
그들은 무력하지도 나태하지도 않다. 나라를 빼앗겨 이국땅으로 쫓기듯 도망왔어도 그들은 죽지못해 살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이 영화가 즐겁다.


여튼 저건 일단 국내 개봉판이든 칸 버전이든 마찬가지라고 느낀다. 다만, 두 가지 중에서는 역시 국내 개봉판에 손을 들어주어야겠다. 칸 버전에만 있고 국내판에는 없는 장면 등등이 아깝긴 하지만[제발 디비디에는 다 넣어주시길 ㅜㅜ 한정판으로 꼭 구매하겠으니 제발 넣어만 주시라규, 감독님!!!!!ㅜㅜ 창이 침대씬도 꼭! 혼자보면 안돼여<-] 이 쪽이 조금 더 신나는 느낌이니깐.

막 내리기 전에 한번 정도 더 보고싶다. 아무리 디비디가 호화찬란한 사양으로 나온다 해도
우리집에 극장 스크린만한 크기의 스크린이 없으니까=ㅜ=

진짜 오랫만에 정말 신나서 빠져들 수 있는 영화를 만났다. 예~
난 별 다섯 개 꽉 채워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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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2008/08/09 01:09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casket 2008/08/09 17:03 #

    그렇죠, 정말 ㅎㅎ 각 영화마다 추구하는 바가 있는데 그걸 인정하려하지 않고 같은 잣대로만 재려고 하는걸 보면 참.. 그렇게 영화보면 재밌을까 싶은데 말이죠.^^
    많은 분들이 디비디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걸 보니 감독님 쫌 부담스러우시겠고.ㅎㅎ
  • Űź 2008/08/09 01:22 # 답글

    정말 유쾌한 영화였습니다//
  • casket 2008/08/09 17:03 #

    넵, 정말 유쾌한 영화입니다>,</ 신나요.
  • 카쿠몬 2008/08/09 23:11 # 답글

    님이 그리는 촹이는 나날이 일취월장하고 있군화! >ㅅ< 이것이 바로 애죵의 힘? ㅋㅋㅋ
  • casket 2008/08/10 23:59 #

    느흐흐흐흨ㅋㅋㅋㅋ애죵의 힘일까OTL 몰것당 ㅎㅎㅎ 원래 그리면 그릴수록 느는 법이여?! 그림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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